- 하늘
- —
- 바람
- —
- 기온
- —
지금 값을 가져오는 중입니다…
지금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지금 이 동네 값입니다. 바람 칸을 보세요.
바람은 별것이 아닙니다. 공기가 움직이는 것입니다. 눈에 안 보일 뿐 우리 둘레에 가득 찬 공기가 통째로 옆으로 흐르고 있는 것입니다.
왜 흐를까요. 앞 편에서 답을 이미 배웠습니다 — 기압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기 때문입니다. 공기도 물처럼 높은 데서 낮은 데로 갑니다.
그러니 등압선이 촘촘한 곳일수록 바람이 셉니다. 여기까지가 앞 편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가 이상해집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바람은 공기가 기압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는 것입니다.
곧장 들어가야 하는데
기압만 생각하면 저기압 둘레의 바람은 이 그림처럼 되어야 합니다.
사방에서 한가운데를 향해 곧장 불어 들어가는 것입니다. 물이 배수구로 빨려 들어가듯이요. 이치에 맞습니다 — 낮은 곳이 한가운데에 있으니 공기는 그리로 갈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 일기도의 바람은 이렇게 생기지 않았습니다.
태풍 사진을 떠올려 보세요. 구름이 한가운데로 곧장 빨려 들어가고 있던가요? 아닙니다. 커다랗게 소용돌이치며 돌고 있습니다.
무언가가 공기의 길을 휘게 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가 이 편의 전부입니다.
도는 판 위에서 공을 던지면
날씨를 잠시 잊고 회전목마를 생각합시다.
돌아가는 판 한가운데에 서서, 가장자리에 있는 친구에게 공을 곧게 굴립니다. 공은 어디로 갈까요?
아래 두 그림은 똑같은 한 번의 던지기입니다. 보는 자리만 다릅니다.
- 왼쪽 — 하늘에서 내려다본 것. 공은 곧게 갑니다
- 오른쪽 — 판 위에 함께 타고서 본 것. 같은 공이 휘어 갑니다
공은 한 번밖에 안 던졌는데 한쪽에서는 곧고 한쪽에서는 휩니다.
손잡이를 왼쪽 끝까지 끌어 판을 멈춰 보세요. 그러면 두 그림이 똑같아집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공은 곧게 갑니다. 휘어 보이는 것은 보는 사람이 함께 돌고 있어서입니다.
휘는 것은 공이 아니라 눈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공이 날아가는 동안에도 판은 계속 돌기 때문입니다. 겨눈 자리가 공이 도착하기 전에 옆으로 비켜 버립니다. 판 위에 함께 타고 있는 사람은 자기가 돌고 있다는 것을 못 느끼니, 공이 저절로 휘었다고 봅니다.
이 휘게 만드는 것처럼 보이는 힘을 전향력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이상하게 들리는 말을 하나 해야 합니다. 전향력은 진짜 힘이 아닙니다. 공을 민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곧게 갔습니다.
그런데도 없는 셈 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그 판 위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가 그 회전목마입니다.
손잡이로 판을 빨리 돌려 보세요. 빨리 돌수록 더 많이 휩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전향력은 미는 힘이 아니라, 도는 곳에서 보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지구는 아주 느린 회전목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것을 못 느낄까요.
지구가 아주 느리게 돌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딱 한 바퀴, 한 시간에 15도입니다. 모형의 손잡이를 거의 왼쪽 끝에 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작고 짧은 것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야구공이 투수 손을 떠나 포수에게 가는 데는 0.5초가 걸립니다. 그동안 지구는 0.002도 돕니다. 공이 휘는 정도는 머리카락 굵기도 안 됩니다.
대신 크고 오래 가는 것에는 크게 나타납니다. 저기압은 지름이 1000km가 넘고, 공기 한 덩이가 그 안을 도는 데 며칠이 걸립니다. 그동안 지구는 몇 바퀴를 돕니다.
그래서 전향력은 날씨의 크기에서만 주인공이 됩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지구는 한 시간에 15도. 크고 오래 가는 것에만 나타납니다.
"북반구와 남반구는 욕조 물이 빠지는 방향이 반대다"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맞는 말일까요?
그래서 저기압은 반시계로 돈다
이제 저기압으로 돌아옵시다.
사방에서 공기가 한가운데를 향해 출발합니다. 그런데 가는 동안 지구가 돕니다. 그래서 북반구에서는 하나같이 오른쪽으로 휩니다.
북쪽에서 내려오던 공기는 서쪽으로 밀리고, 남쪽에서 올라오던 공기는 동쪽으로 밀립니다. 사방에서 다 같이 오른쪽으로 밀리면 어떻게 될까요?
한가운데를 빙 돌게 됩니다. 그림처럼 반시계 방향으로요.
이것은 따로 외울 것이 아닙니다. 오른쪽으로 휜다는 것 하나에서 그냥 따라 나옵니다. 종이에 동그라미를 그려 놓고 사방에서 화살표를 그리며 각각 조금씩 오른쪽으로 꺾어 보세요. 저절로 반시계가 됩니다.
남반구는 왼쪽으로 휘니 모든 것이 반대입니다. 적도에서는 전향력이 0이라 태풍이 아예 생기지 못합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북반구에서는 오른쪽으로 휘고, 그래서 저기압은 반시계로 돕니다.
고기압은 그대로 반대다
고기압에서는 공기가 바깥으로 나갑니다. 나가는 것도 마찬가지로 오른쪽으로 휩니다.
그러면 시계 방향이 됩니다. 저기압과 반대입니다.
일기도를 볼 때 이것 하나만 알아도 기호를 안 읽고 바람 화살표만 보고 저기압인지 고기압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실제로 이렇게 나타납니다. 겨울에 시베리아 고기압이 대륙에 앉으면, 그 시계 방향 가장자리를 타고 북서풍이 우리 쪽으로 내려옵니다. 여름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남쪽 바다에 앉으면, 역시 시계 방향 가장자리를 타고 남풍이 올라옵니다.
겨울에 북서풍, 여름에 남풍인 것은 우연이 아니라 기단이 앉은 자리와 도는 방향이 정한 것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저기압은 반시계, 고기압은 시계. 남반구는 둘 다 반대입니다.
일기도에서 바람 화살표가 어떤 중심을 시계 방향으로 돌고 있습니다. 그 중심은 무엇이고 날씨는 어떻겠습니까?
땅이 붙들지 않으면 비가 안 온다
여기서 이상한 일이 하나 생깁니다.
전향력이 공기를 완전히 옆으로 돌려놓으면, 바람은 등압선과 나란히 돌기만 합니다. 이것을 지균풍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나란히 돌기만 하면 공기가 한가운데로 한 발짝도 안 들어갑니다.
큰일입니다. 앞 편에서 저기압에 비가 오는 까닭은 공기가 모여서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안 모이면 안 오르고, 안 오르면 구름도 비도 없습니다.
무엇이 공기를 안으로 들여보낼까요. 땅입니다.
땅에 가까운 바람은 산과 숲과 건물에 끌려 느려집니다. 느려지면 전향력도 약해집니다. 그래서 완전히 옆으로 못 돌고 조금 안쪽으로 기운 채 돕니다 — 그림의 화살표가 나선처럼 안으로 감기는 것이 그것입니다.
매끈한 바다 위에서는 15도쯤, 거친 뭍에서는 30도쯤 안으로 파고듭니다. 그 30도 덕분에 공기가 모이고, 올라가고, 구름이 되고, 비가 옵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땅이 바람을 붙들어 30도쯤 안으로 들여보냅니다. 그래서 비가 옵니다.
바람을 등지고 서 보세요
지금 이 동네 값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오늘이 어떤 날인지 화면은 모릅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이 단계는 몸으로 하는 것이니까요.
바람을 등지고 서세요. 머리카락이 앞으로 날리는 쪽으로 서면 됩니다.
그러면 왼쪽에 저기압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왼쪽보다 조금 앞쪽인데, 그 어긋난 만큼이 방금 배운 땅이 붙드는 30도입니다.
이것을 바이스 발롯 법칙이라고 합니다. 기압계도 일기도도 없이, 몸 하나로 저기압이 어느 쪽인지 알아내는 방법입니다. 뱃사람들이 오래전부터 쓰던 것입니다.
오늘 바람이 약해서 어느 쪽인지 모르겠다면, 바람 부는 날 다시 해 보세요. 그날은 서기만 해도 알게 됩니다.
이것도 외울 것이 아닙니다. 저기압을 반시계로 도는 바람을 등졌으니, 도는 한가운데는 왼쪽일 수밖에 없습니다.
화면이 값을 못 가져온 오늘 이 방법이 쓰인 것을 보세요. 그래서 오래 남은 것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바람을 등지면 왼쪽이 저기압입니다.
앞으로 하루의 바람
마지막으로 앞으로 하루의 풍속 예보를 봅시다.
선이 솟는 곳이 있나요? 그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제 압니다 — 그 시각에 등압선이 촘촘해진다는 뜻입니다. 저기압이 가까워지고 있거나 기압 차이가 커지는 것입니다.
앞 편에서 기압이 떨어지면 날씨가 나빠진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 얹을 수 있습니다 — 바람이 세지는 것도 같은 신호입니다. 둘 다 저기압이 다가온다는 말이니까요.
바람은 날씨 가운데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몸으로 느껴지는 거의 유일한 것입니다. 창문을 열면 지금 기압이 어떻게 생겼는지가 뺨에 닿습니다.
오늘 배운 것
- 공은 곧게 간다도는 판 위에서 던진 공은 휘지 않습니다. 곧게 갑니다. 휘어 보이는 것은 보는 사람이 판과 함께 돌고 있기 때문이고, 그 휘어 보이는 것을 전향력이라고 부릅니다.
- 지구는 한 시간에 15도아주 느립니다. 그래서 야구공에는 나타나지 않고, 지름 1000km를 며칠에 걸쳐 도는 저기압에만 크게 나타납니다. 욕조 물이 반대로 돈다는 말이 틀린 것도 같은 까닭입니다.
- 북반구는 오른쪽으로이 한 가지에서 나머지가 다 나옵니다. 사방에서 저기압으로 가던 공기가 저마다 오른쪽으로 휘면 반시계가 되고, 고기압에서 나가던 공기가 오른쪽으로 휘면 시계가 됩니다. 남반구는 둘 다 반대입니다.
- 땅이 붙들어 비를 만든다전향력만 있으면 바람은 등압선과 나란히 돌기만 해서 공기가 모이지 않습니다. 땅이 바람을 끌어 30도쯤 안으로 들여보내기 때문에 비로소 공기가 모이고, 올라가고, 구름이 됩니다.
- 바람을 등지면 왼쪽이 저기압바이스 발롯 법칙입니다. 기압계도 일기도도 없이 몸 하나로 저기압이 어느 쪽인지 압니다. 왼쪽이 흐리다면 날씨가 그쪽에서 오는 중입니다.
되돌아보기 — 누르면 그 대목으로 갑니다
바람 값은 기상청 초단기실황과 단기예보(풍속 WSD)입니다. 회전 모형의 판이 도는 빠르기는 화면에서 보이도록 크게 부풀린 것이며, 실제 지구는 한 시간에 15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