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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空
- —
- 湿度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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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둘레에 테가 걸린다
지금 이 동네 하늘입니다. 오늘 보이든 안 보이든,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부터 익혀 둡시다.
해나 달 둘레에 동그랗고 옅은 테가 걸릴 때가 있습니다. 우리말로 햇무리, 달이면 달무리입니다.
구름 한 점 없어 보이는 맑은 날에도 생깁니다. 그래서 테가 보인다는 것 자체가 하늘에 무언가 있다는 신호입니다 — 너무 얇아서 눈에는 안 보이는 권층운입니다.
옛말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햇무리가 지면 비가 온다."
이 편에서 두 가지를 봅니다. 왜 테가 생기는가, 그리고 왜 그 말이 자주 맞는가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테가 보이면 눈에 안 보이는 얇은 얼음 구름이 하늘을 덮은 것입니다.
얼음 알갱이가 빛을 꺾는다
상층은 한여름에도 영하라, 거기 구름은 물방울이 아니라 얼음 알갱이라고 배웠습니다.
그 알갱이는 아무렇게나 생기지 않았습니다. 물이 얼면 육각 기둥이 됩니다. 눈송이가 여섯 갈래인 것과 같은 까닭입니다.
육각 기둥의 옆면 하나로 빛이 들어가 하나 건너 옆면으로 나오면, 그 두 면이 이루는 각이 60도입니다. 유리 프리즘과 똑같은 꼴입니다.
그래서 빛이 꺾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회색 점선은 안 꺾였다면 갔을 길이고, 노란 줄기가 실제로 나온 길입니다.
손잡이를 움직여 빛이 들어오는 각을 바꿔 보세요. 꺾이는 정도가 따라 바뀝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얼음은 육각 기둥이고, 옆면 둘이 이루는 60도가 프리즘 노릇을 합니다.
아무리 해도 22도보다 덜 꺾이지 않는다
이제 이 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볼 차례입니다.
손잡이를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끌어 보세요. 오른쪽 금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십시오.
꺾이는 각이 21.8도보다 작아지는 일이 없습니다. 아무리 각도를 바꿔도 그 아래로는 안 내려갑니다. 바닥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 — 바닥 언저리가 평평합니다. 들어오는 각을 20도 넘게 바꿔도 꺾이는 각은 1도도 안 달라집니다.
하늘의 얼음 알갱이는 수없이 많고 제멋대로 굴러 있습니다. 빛은 온갖 각도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나올 때는?
거의 다 같은 각도로 나옵니다. 바닥이 평평하니까요. 그 각도가 21.8도, 어림해서 22도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꺾임에는 바닥이 있고 그 바닥이 평평합니다. 그래서 빛이 22도로 몰립니다.
온갖 각도로 들어간 빛이 하필 한 각도에 몰려 나오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그래서 동그란 테가 된다
빛이 22도로 몰려 나온다는 것을 하늘에 옮겨 봅시다.
해에서 22도 떨어진 방향이면 어디든 밝습니다. 위쪽도, 아래쪽도, 왼쪽도, 오른쪽도요.
그 방향을 모두 이으면 무엇이 될까요. 동그라미입니다.
그림을 보면 두 가지가 더 눈에 띕니다.
- 안쪽 가장자리가 뚜렷하고 불그스름합니다. 22도보다 안쪽으로는 빛이 아예 안 옵니다 — 바닥보다 덜 꺾일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테 안쪽이 바깥쪽보다 어둡습니다
- 바깥쪽은 서서히 흐려집니다. 더 크게 꺾인 빛은 조금씩 있으니까요
붉은빛이 안쪽인 것은 붉은빛이 가장 덜 꺾이기 때문입니다. 무지개와 반대 순서라 헷갈리기 쉬운 대목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해에서 22도 떨어진 모든 방향이 밝습니다. 그것을 이으면 동그라미입니다.
크기가 아니라 각도다
여기서 신기한 일이 하나 따라 나옵니다.
햇무리는 구름이 높든 낮든, 멀든 가깝든 언제나 같은 크기로 보입니다.
왜 그럴까요. 하늘에 그려진 도형이 아니라 내 눈에 들어오는 빛의 각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보세요. 얼음 구름이 낮으면 두 눈길이 좁게 끊고, 높으면 넓게 끊습니다. 그런데 눈에서 벌어진 각은 똑같이 22도입니다. 그러니 똑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손으로 잴 수 있습니다. clouds 편에서 배운 그 방법입니다.
- 팔을 쭉 뻗고 손을 폅니다
- 엄지 끝에서 새끼손가락 끝까지가 대략 20도입니다
- 햇무리는 그보다 조금 큽니다
해를 직접 보면 안 됩니다. 손이나 건물 모서리로 해를 가리고 그 둘레를 보세요.
이것만 기억하세요 각도라서 구름 높이와 상관없습니다. 한 뼘보다 조금 큽니다.
햇무리가 걸린 구름이 평소보다 두 배 높이 떠 있다면 테는 어떻게 보일까요?
왜 비가 오는가
이제 옛말입니다. 왜 자주 맞을까요?
테를 만드는 것은 권층운입니다. 그리고 권층운이 하늘을 덮는 일은 아무 때나 생기지 않습니다.
fronts 편에서 배운 차례를 떠올려 보세요. 온난전선이 다가올 때 구름은 이런 순서로 옵니다.
- 권운 — 새털구름. 아직 하루쯤 남았다
- 권층운 — 햇무리가 진다
- 고층운 — 해가 젖빛 유리 너머처럼
- 난층운 — 비
햇무리는 그 줄의 두 번째입니다. 그러니 테가 보인다는 것은 전선이 오고 있고, 비가 그 뒤에 따라온다는 뜻입니다.
대개 반나절에서 하루 뒤입니다. 옛사람들은 왜 그런지는 몰랐지만 순서는 알고 있었습니다. 하늘을 매일 올려다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권층운은 온난전선이 오는 줄의 두 번째입니다. 그래서 비가 뒤따릅니다.
그런데 늘 맞지는 않는다
솔직해집시다. 햇무리가 졌는데 비가 안 오는 날도 많습니다.
까닭이 몇 가지 있습니다.
- 권층운이 있어도 그 뒤에 전선이 안 따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 전선이 오다가 옆으로 빗겨 다른 데로 갈 수 있습니다
- 전선이 약해져 비를 못 뿌리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 옛말은 틀린 말일까요?
그렇게 따질 것이 아닙니다. probability 편에서 배운 그대로입니다 — 확률로 하는 말은 한 번으로 채점할 수 없습니다.
"햇무리가 지면 비가 온다"는 "안 졌을 때보다 비가 올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뜻으로는 맞는 말입니다.
오늘 안 맞았다고 버릴 말이 아니고, 오늘 맞았다고 늘 맞는 말도 아닙니다. 여러 번 겪어 봐야 아는 말입니다.
그러니 적어 두세요. 테를 본 날과 그다음 날 날씨를 나란히 적어 두면, 몇 달 뒤에는 이 옛말이 여러분 동네에서 얼마나 맞는지를 알게 됩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확률로 하는 말은 한 번으로 채점할 수 없습니다. 여러 번 겪어야 압니다.
무리에게는 식구가 있다
22도 테 말고도 하늘에는 얼음이 만드는 빛무늬가 여럿 있습니다.
- 46도 무리 — 훨씬 크고 훨씬 흐립니다. 옆면과 아래위 면이 이루는 90도로 빛이 지날 때 생기는데, 그 길이 드물어서 자주 못 봅니다
- 환일(해무리개) — 해 양옆에 밝은 점 둘. 납작한 알갱이가 나란히 누워 떠 있을 때 생깁니다. 무리는 알갱이가 제멋대로여야 생기고, 이것은 정렬해야 생깁니다
- 해기둥 — 해 위아래로 뻗는 빛기둥. 납작한 알갱이의 면이 거울처럼 되비칠 때입니다
그리고 무지개와는 다른 것입니다. 헷갈리기 쉬우니 갈라 둡시다.
- 무리 — 얼음이 만든다. 해 쪽에 생긴다. 반지름 22도. 흐릿한 흰빛
- 무지개 — 물방울이 만든다. 해 반대쪽에 생긴다. 반지름 42도쯤. 또렷한 일곱 빛깔
해를 등지고 섰는데 보인다면 무지개, 해 쪽을 보는데 보인다면 무리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무리는 얼음이 해 쪽에, 무지개는 물방울이 해 반대쪽에 만듭니다.
오늘 하늘을 보세요
지금 이 동네 값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오늘이 어떤 날인지 화면은 모릅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래도 찾는 법은 오늘 익혀 둘 수 있습니다. 맑거나 구름이 조금 있는 하늘이면 바로 해 보세요.
- 해를 손바닥이나 건물 모서리로 가립니다. 직접 보면 안 됩니다
- 그 둘레를 한 뼘쯤 떨어진 자리에서 훑습니다
- 옅은 흰 테가 있으면 그것입니다. 안쪽 가장자리가 불그스름한지 보세요
테가 있다면 하늘에 눈에 안 보이는 얼음 막이 덮여 있는 것이고, 그 뒤에 전선이 따라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늘이 두껍게 흐려 있다면 오늘은 볼 수 없습니다. 그때는 어제 하늘에 테가 걸려 있지 않았는지 떠올려 보세요.
한 번으로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열 번이 쌓이면 그때부터는 여러분이 이 옛말의 적중률을 직접 아는 사람이 됩니다. 1442년에 시작된 일과 같은 일입니다.
오늘 배운 것
- 얼음은 육각 기둥이고 그 옆면 둘이 60도다상층 구름은 얼음 알갱이로 되어 있고, 물이 얼면 육각 기둥이 됩니다. 옆면 하나로 들어가 하나 건너 옆면으로 나오는 길이 60도 프리즘 노릇을 합니다.
- 꺾임에는 평평한 바닥이 있다아무리 각도를 바꿔도 21.8도보다 덜 꺾이지 않고, 그 언저리에서는 들어오는 각을 20도 넘게 바꿔도 꺾이는 각이 1도도 안 변합니다. 그래서 온갖 방향의 빛이 그 한 각도로 몰립니다.
- 22도 떨어진 모든 방향이 밝다그것을 이으면 동그라미입니다. 그보다 안쪽으로는 빛이 아예 안 오므로 테 안쪽이 더 어둡고, 안쪽 가장자리는 붉은빛이 가장 덜 꺾여 불그스름합니다.
- 크기가 아니라 각도다구름이 높든 낮든 눈에서 벌어진 각은 22도로 같아 언제나 같은 크기로 보입니다. 그래서 팔을 뻗은 한 뼘(20도)으로 잴 수 있습니다.
- 옛말은 한 번으로 채점하지 않는다권층운은 온난전선이 오는 줄의 두 번째라, 반나절에서 하루 뒤에 비가 따라오는 일이 잦습니다. 늘 맞지는 않지만 '안 졌을 때보다 비가 올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는 맞는 말입니다.
되돌아보기 — 누르면 그 대목으로 갑니다
얼음의 굴절률 1.31로 60도 프리즘의 최소 편각을 구하면 21.84도, 90도 프리즘에서는 45.7도입니다. 이 값들은 src/lib/halo-model.mjs 에서 셈하고 tools/check-halo-model.mjs 가 식으로 구한 값과 견줍니다. 손 한 뼘을 20도로 잡은 것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어림값입니다. 햇무리 뒤에 비가 오는 비율은 지역과 철에 따라 크게 달라, 이 레슨에서는 특정한 숫자를 적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