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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압이 무엇이길래 날씨를 정하나

공기의 무게 —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것이 하늘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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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어깨 위에 1톤이 얹혀 있다

지금 이 동네 값을 가져왔습니다. 여기에는 기압이 없습니다. 잠시 뒤에 따로 가져올 텐데, 그 전에 알아 둘 것이 있습니다.

공기는 무게가 있습니다. 가볍지만 없지 않고, 우리 머리 위로 수십 km가 쌓여 있습니다.

그 무게를 다 더하면 어깨 위에 어른 한 사람 몸 넓이당 1톤쯤이 얹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몸 안에서 같은 힘으로 밀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속 깊이 들어가면 귀가 아픈 것은 그 균형이 깨져서입니다.

기압이 하늘을 움직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기압은 그 자리 위에 얹힌 공기의 무게입니다.

무게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나

공기가 무겁다는 것은 눈으로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아무도 몰랐습니다.

토리첼리1643년에 알아냈습니다. 한쪽이 막힌 유리관에 수은을 가득 채우고 거꾸로 세웠더니, 수은이 다 쏟아지지 않고 76cm 높이에서 멈췄습니다.

왜 멈췄을까요? 바깥 공기가 수은 면을 누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 안의 수은 기둥 무게와 바깥 공기의 무게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높이가 76cm였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공기 기둥 하나가 수은 76cm와 같은 무게입니다. 수은은 물보다 13.6배 무거우니, 물로 재면 10m가 넘습니다. 우리 머리 위에 10m 깊이의 물이 얹혀 있는 셈입니다.

지금은 헥토파스칼(hPa)로 셉니다. 수은 76cm가 1013hPa입니다.

오늘 우리 동네 기압

이제 실제 값을 봅시다. 지나온 하루의 기압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눈여겨보세요.

첫째, 숫자가 1000 언저리입니다. 대개 980에서 1040 사이에 있습니다. 1013이 표준이고, 그보다 높으면 고기압 쪽, 낮으면 저기압 쪽입니다.

둘째, 하루 동안 오르내리는 폭이 아주 작습니다. 몇 hPa쯤입니다. 기온이 하루에 10도 넘게 오르내리는 것과 견주면 거의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그 몇 hPa이 날씨를 통째로 바꿉니다. 왜 그런지가 이 레슨의 나머지입니다.

이 그래프는 예보가 아니라 관측입니다. 이미 일어난 일이라, 지금 창밖과 맞춰 볼 수 있습니다.

높이 오르면 가벼워진다

기압이 위에 얹힌 공기의 무게라면, 높이 오를수록 얹힌 것이 줄어드니 기압도 낮아져야 합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대략 10m 오를 때마다 1hPa씩 낮아집니다. 아파트 3층만 올라가도 1hPa 가까이 떨어집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서울(높이 86m)과 대관령(높이 843m)의 기압을 그대로 견주면 대관령이 언제나 훨씬 낮습니다. 날씨와 상관없이요.

그래서 관측소 높이를 지우고 해수면에서 잰 것처럼 고쳐 씁니다. 그것이 해면기압이고, 일기도에 나오는 숫자도 이것입니다. 앞 그래프도 해면기압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10m 오를 때마다 1hPa. 그래서 견주려면 해면기압이어야 합니다.

산 위 관측소와 바닷가 관측소의 기압을 견주려 합니다. 무엇을 보아야 합니까?

저기압 — 공기가 모여 올라간다

이제 본론입니다. 어느 곳의 기압이 둘레보다 낮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공기는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릅니다. 그러니 사방에서 그 자리로 모여듭니다.

그런데 모여든 공기는 갈 데가 없습니다. 땅이 아래를 막고 있으니 위로 올라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공기가 오르면 무엇이 되는지는 이미 압니다. 오르면서 식고, 어느 높이에서 응결해 구름이 됩니다.

그래서 저기압이 오면 흐리고 비가 옵니다. 기압이 낮은 것 자체가 비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낮아서 공기가 모이고, 모여서 오르고, 올라서 구름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낮아서 모이고, 모여서 오르고, 올라서 구름이 됩니다.

고기압 — 공기가 내려와 흩어진다

반대는 그대로 반대입니다.

기압이 둘레보다 높으면 공기가 그 자리에서 바깥으로 흩어집니다. 그러면 빈자리를 메우려고 위에서 공기가 내려옵니다.

내려오는 공기에게는 특별한 일이 생깁니다. 아래로 갈수록 눌리면서 데워집니다. 따뜻한 공기는 수증기를 더 많이 품을 수 있으니, 있던 구름마저 녹아 없어집니다.

그래서 고기압이 자리를 잡으면 맑습니다. 며칠씩 이어지기도 합니다.

겨울에 며칠 내내 춥고 맑은 날이 이어지는 것은 시베리아 기단에서 온 커다란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기압이 덮고 있을 때 하늘이 맑은 까닭은 무엇입니까?

기압 차이가 곧 바람이다

여기서 한 가지가 더 따라 나옵니다. 공기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른다면, 그 흐름이 바로 바람입니다.

그러니 기압 차이가 클수록 바람이 셉니다.

일기도를 보면 등압선이 그려져 있습니다. 기압이 같은 곳을 이은 선인데, 선이 촘촘한 곳일수록 바람이 셉니다. 짧은 거리에서 기압이 많이 바뀐다는 뜻이니까요.

태풍 일기도에서 등압선이 동그랗게 빽빽이 몰려 있는 것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그것이 태풍이 센 이유를 그림 하나로 말해 줍니다.

다만 바람이 곧장 저기압 한가운데로 불어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지구가 돌기 때문인데, 그것은 따로 한 편에서 다룹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등압선이 촘촘한 곳이 바람이 센 곳입니다.

기압이 떨어지면 날씨가 나빠진다

이제 앞의 그래프를 다시 볼 수 있습니다. 기압이 오르내리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아니까요.

  • 기압이 떨어지고 있다 → 저기압이 다가온다 → 흐려지고 비가 올 것
  • 기압이 오르고 있다 → 고기압이 자리 잡는다 → 갤 것

숫자보다 방향이 중요합니다. 1010hPa이라는 값 자체보다, 그것이 어제 1020이었는지 1000이었는지가 훨씬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

특히 세 시간에 3hPa 넘게 떨어지면 날씨가 빠르게 나빠지는 신호입니다. 뱃사람들이 오래전부터 기압계를 곁에 두고 살핀 까닭입니다.

앞 레슨에서 한랭전선이 지나가면 기압이 오르기 시작한다고 했던 것도 여기서 이어집니다. 전선은 저기압에 달려 있고, 지나갔다는 것은 저기압의 중심에서 멀어졌다는 뜻이니까요.

이것만 기억하세요 숫자보다 방향입니다. 떨어지면 나빠지고, 오르면 갭니다.

이제 그래프를 읽어 보세요

지금 이 동네 값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오늘이 어떤 날인지 화면은 모릅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지는 않겠습니다.

위 그래프도 지나온 기압을 못 가져왔습니다. 그러면 오늘은 읽는 법만 챙겨 두고 내일 다시 오시면 됩니다.

이 그래프에서 볼 것은 둘뿐입니다.

  • 지나온 하루 동안 올랐나 내렸나 — 내렸으면 흐려지는 쪽, 올랐으면 개는 쪽입니다
  • 선의 끝이 어디를 향하나 — 바닥을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면 곧 갭니다

숫자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1013이라는 값 하나로는 아무것도 못 하지만, 어제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무언가를 말합니다.

그러니 지금 창밖을 보고 한 줄 적어 두세요. 맑은지 흐린지만요. 내일 이 그래프가 다시 뜨면 그 한 줄과 견줄 수 있습니다. 기압계가 없어도 기록이 있으면 견줄 수 있습니다.

오늘 배운 것

  1. 기압은 공기의 무게다머리 위로 수십 km가 쌓여 있고, 그 무게가 어깨 위에 1톤쯤 얹혀 있습니다. 토리첼리가 1643년에 수은 76cm로 그것을 처음 쟀습니다. 지금은 1013hPa로 씁니다.
  2. 낮으면 모이고, 높으면 흩어진다저기압에서는 공기가 모여 올라가 구름이 되고, 고기압에서는 내려와 데워져 구름이 녹습니다. 기압이 날씨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기의 오르내림을 정하는 것입니다.
  3. 견주려면 해면기압10m 오를 때마다 1hPa씩 낮아집니다. 높이가 다른 두 곳을 그대로 견주면 날씨가 아니라 높이를 견주는 셈이라, 높이를 지운 해면기압을 씁니다.
  4. 기압 차이가 곧 바람공기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는 것이 바람입니다. 일기도에서 등압선이 촘촘한 곳이 바람이 센 곳입니다.
  5. 숫자보다 방향1010hPa이라는 값보다 어제가 1020이었는지 1000이었는지가 훨씬 많은 것을 말합니다. 떨어지면 나빠지고 오르면 갭니다. 세 시간에 3hPa이면 빠르게 나빠지는 신호입니다.

되돌아보기 — 누르면 그 대목으로 갑니다

기압 그래프는 기상청 지상관측 시간자료(ASOS)의 해면기압이며, 가장 가까운 종관관측소 값입니다. 예보가 아니라 관측이라 지나온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