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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 이슬 · 서리는 같은 이야기다

이슬점 하나로 셋이 갈린다 — 어디서 나느냐와 몇 도냐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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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마당에 이슬이 맺힐까

지금 이 동네 기온과 습도입니다. 이 두 값만 있으면 오늘 밤 일을 미리 알 수 있습니다.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한계는 따뜻할수록 큽니다.

지금 든 수증기의 양은 그대로인데 온도만 내려가면 어느 순간 한계에 닿습니다. 더는 못 품어서 물로 맺히기 시작하는 그 온도이슬점이라고 합니다.

이슬점은 지금 공기에 수증기가 얼마나 들었는지를 온도로 적어 둔 것입니다.

습도는 온도가 바뀌면 따라 바뀝니다. 낮에 40%였다가 밤에 90%가 되는 일이 흔하지요. 그런데 이슬점은 안 바뀝니다. 수증기가 새로 들어오거나 나가지 않는 한요.

그래서 예보관이 진짜로 보는 숫자는 습도가 아니라 기온과 이슬점의 차이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이슬점은 지금 공기에 든 수증기 양을 온도로 적은 것입니다. 습도와 달리 잘 안 바뀝니다.

풀잎을 식혀 보세요

손잡이를 잡고 풀잎을 천천히 식혀 보세요.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손잡이가 움직이는 것은 기온이 아니라 풀잎의 온도입니다. 그 둘을 갈라 놓은 것이 이 편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노란 선이 이슬점입니다. 풀잎이 그 선 아래로 내려가는 순간 방울이 맺힙니다.

이제 습도를 바꿔 생각해 보세요.

  • 이슬점 차가 작은 날(습한 날) — 조금만 식어도 맺힙니다
  • 이슬점 차가 큰 날(건조한 날) — 아무리 식어도 안 맺힙니다

그래서 비 온 다음 날 아침에 이슬이 많습니다. 공기에 수증기가 잔뜩 들어 이슬점이 높아져 있으니까요.

이것만 기억하세요 풀잎이 이슬점 아래로 내려가면 맺힙니다. 이슬점 차가 작을수록 쉽게.

서리는 이슬이 언 것이 아니다

이제 손잡이를 0도 아래로 내려 보세요.

방울이 얼음으로 바뀝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자주 틀리는 대목이 있습니다.

서리는 이슬이 언 것이 아닙니다. 수증기가 물을 건너뛰고 곧바로 얼음이 되는 것입니다. 방울이 맺혔다가 나중에 어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얼음으로 앉습니다.

증거가 있습니다. 서리의 모양을 보세요. 얼어붙은 물방울이라면 동그란 알갱이여야 하는데, 실제로는 바늘과 깃털 모양입니다. 눈송이가 여섯 갈래인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 물이 얼 때는 육각 기둥으로 자랍니다.

한 가지가 더 따라 나옵니다. 얼음 위에서는 수증기의 한계가 물 위에서보다 조금 더 낮습니다. 그래서 서리점이 이슬점보다 높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이슬이 맺힐 만큼 식지 않아도 서리는 앉는다는 뜻입니다. 영하에서는 서리 쪽이 먼저 생깁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서리는 수증기가 곧바로 얼음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모양이 바늘과 깃털입니다.

서리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무엇입니까?

왜 맑은 밤에만 맺히나

이슬이 맺히려면 풀잎이 식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밤은 잘 식고 어떤 밤은 안 식습니다.

땅과 풀잎은 낮 동안 받은 열을 밤새 하늘로 내보냅니다. 그림의 노란 화살이 그 열입니다.

  • 맑은 밤 — 열이 그대로 하늘로 빠져나갑니다. 많이 식습니다
  • 흐린 밤 — 나간 열이 구름에 막혀 되돌아옵니다. 덜 식습니다

화살을 세어 보세요. 왼쪽은 여섯이 다 나가고, 오른쪽은 그중 넷이 되돌아옵니다.

구름은 이불입니다. 덮으면 안 식고 걷으면 식습니다.

그래서 이슬과 서리는 맑은 밤에 생깁니다. 그리고 바람이 없어야 합니다 — 바람이 불면 위아래 공기가 섞여 지면만 식을 수가 없습니다.

맑고, 바람 없고, 습한 밤. 세 가지가 맞아야 합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구름은 이불입니다. 맑고 바람 없고 습한 밤에 맺힙니다.

기온이 영상인데 서리가 앉는다

이상한 일이 하나 있습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 3도였는데 서리가 하얗게 앉는 날이 있습니다.

기온이 영상인데 어떻게 얼음이 생길까요.

기온을 재는 것은 풀잎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온은 땅에서 1.5m 높이의 공기 온도입니다. 그런데 열을 하늘로 내보내는 것은 땅에 닿은 것들입니다 — 풀잎, 자동차 지붕, 바위.

그것들은 공기보다 먼저, 더 많이 식습니다. 맑고 바람 없는 밤이면 3도에서 5도쯤까지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 기온 3도 · 풀잎 영하 1도 → 서리
  • 기온 2도 · 자동차 지붕 영하 2도 → 앞유리 성에

기상청이 서리 예보를 따로 내는 까닭이 이것입니다. 기온만 봐서는 알 수 없습니다.

모형으로 돌아가 확인해 보세요. 풀잎을 기온과 같은 온도까지만 내려 보면 아무것도 안 맺힙니다. 더 내려야 맺힙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기온은 1.5m 높이의 공기 온도입니다. 풀잎은 그보다 몇 도 더 식습니다.

안개는 같은 일이 공기 속에서 난 것

이제 안개입니다.

지금까지는 풀잎 위에서 수증기가 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공기 자체가 이슬점까지 식으면 어떻게 될까요.

공기 속 여기저기에서 물방울이 생깁니다. 그것이 안개입니다.

그러니까 안개는 땅에 닿은 구름입니다. clouds 편에서 배운 구름과 똑같은 것이고, 다만 바닥이 땅에 닿아 있을 뿐입니다.

안개가 나는 길이 둘입니다. 먼저 왼쪽, 복사안개입니다.

  • 맑고 바람 없는 밤에 땅이 식습니다
  • 땅에 닿은 공기가 따라 식습니다
  • 그 공기가 이슬점에 닿으면 바닥부터 안개가 깔립니다

그래서 복사안개는 얕고, 새벽에 가장 짙고, 해가 나면 걷힙니다. 그리고 골짜기와 분지에 잘 생깁니다 — 찬 공기가 무거워 낮은 데로 흘러 고이기 때문입니다.

강원도 산간과 내륙 분지의 아침 안개가 이것입니다. 큰 강 옆도 마찬가지입니다 — 물이 수증기를 대 주니 이슬점이 높습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안개는 땅에 닿은 구름입니다. 복사안개는 얕고 새벽에 짙고 해가 나면 걷힙니다.

흘러와서 생기는 안개

오른쪽은 다른 길입니다. 이류안개입니다.

이번에는 공기가 제자리에서 식는 것이 아니라,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찬 곳 위로 흘러 들어옵니다.

  • 주황 화살 —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옆에서 들어옵니다
  • 노란 화살 — 그 공기가 찬 바다에 열을 빼앗깁니다
  • 식으면서 이슬점에 닿고, 안개가 됩니다

한반도에서 이것이 봄에서 초여름의 서해와 남해입니다. 바다는 아직 찬데 남쪽에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밀려 올라오지요.

두 안개는 성질이 다릅니다.

  • 복사안개 — 얕다 · 새벽에 짙다 · 해가 나면 걷힌다
  • 이류안개 — 두껍다 · 한낮에도 남는다 · 바람이 바뀌어야 걷힌다

그래서 바다안개는 며칠씩 이어지기도 합니다. 여객선이 끊기고 다리 위 시야가 사라지는 것이 이쪽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이류안개는 흘러와서 식는 것이라 두껍고 오래갑니다. 해가 나도 안 걷힙니다.

5월 아침, 서해안에 안개가 짙게 꼈습니다. 한낮이 되어 해가 쨍쨍한데도 안개가 그대로입니다. 어떤 안개일까요?

절기 이름에 이슬과 서리가 있다

스물넷 절기 가운데 셋이 이슬과 서리의 이름입니다.

  • 백로(白露) — 9월 8일 무렵. 흰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
  • 한로(寒露) — 10월 8일 무렵. 이슬이 차가워진다
  • 상강(霜降) — 10월 23일 무렵. 서리가 내린다

순서를 보세요. 이슬 → 찬 이슬 → 서리입니다. 이 편에서 손잡이를 내리며 본 그 순서 그대로입니다.

절기는 달력이 아니라 관측 기록입니다.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하늘을 본 사람들이 무엇이 언제 처음 나타나는지를 적어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이것이 농사와 곧바로 이어집니다. 서리는 농사를 끝냅니다. 그래서 첫서리가 언제 오느냐가 그해 수확을 정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봄에 꽃이 핀 뒤 오는 늦서리는 과수 농사에 큰 피해를 줍니다. 그때 쓰는 방법 하나가 재미있습니다 — 나무에 물을 뿌립니다.

얼려 버리는 것 같지만 반대입니다. convection 편에서 배운 잠열입니다. 물이 얼 때 열을 내놓습니다. 그 열이 열매를 0도에 붙들어 더 내려가지 못하게 막습니다.

여러분도 적어 두세요. 첫 이슬, 첫 서리, 첫 얼음. 몇 해가 쌓이면 그것이 여러분 동네의 절기가 됩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백로 · 한로 · 상강은 이슬에서 서리로 가는 순서를 적어 둔 관측 기록입니다.

오늘 밤에 걸어 보세요

지금 이 동네 값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오늘이 어떤 날인지 화면은 모릅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런데 이 편의 내기는 원래 하늘을 보고 거는 것이었습니다. 화면이 아니라 여러분이 하시면 됩니다.

  • 자기 전에 지금 기온과 습도를 봅니다. 그리고 이슬점을 확인합니다
  • 하늘이 맑고 바람이 없다면 '맺힌다'에 겁니다. 흐리거나 바람이 불면 '안 맺힌다'에 겁니다
  • 아침에 나가서 확인합니다

볼 곳이 정해져 있습니다.

  • 풀밭 — 가장 잘 맺힙니다. 잎이 얇아 빨리 식습니다
  • 자동차 지붕 — 하늘을 정면으로 보고 있어 가장 많이 식습니다. 지붕에는 서리가 앉았는데 옆유리는 말짱한 날이 있습니다
  • 나무 밑 — 거의 안 맺힙니다. 나뭇가지가 구름 노릇을 해서 열을 되돌려 보냅니다

지붕과 나무 밑을 나란히 보면 구름이 이불이라는 말이 눈에 보입니다.

오늘이 흐린 날이었다면 비가 그친 다음 날 아침을 노리세요. 공기에 수증기가 잔뜩 들어 이슬점이 높아져 있으므로, 그날 밤 하늘만 트이면 이슬이 아주 많이 맺힙니다.

오늘 배운 것

  1. 이슬점이 셋을 갈라 준다공기가 품을 수 있는 수증기에는 한계가 있고 그 한계는 따뜻할수록 큽니다. 식어서 한계에 닿는 온도가 이슬점입니다. 물건 위에서 닿으면 이슬, 0도 아래면 서리, 공기 속에서 닿으면 안개입니다.
  2. 기온이 아니라 물건의 온도다기온은 1.5m 높이의 공기 온도이고, 열을 하늘로 내보내는 것은 땅에 닿은 것들입니다. 맑고 바람 없는 밤이면 풀잎이 공기보다 3~5도 더 식어, 기온이 영상이어도 서리가 앉습니다.
  3. 구름은 이불이다맑은 밤은 땅의 열이 그대로 하늘로 빠져나가고, 흐린 밤은 구름에 막혀 되돌아옵니다. 그래서 이슬과 서리는 맑고 바람 없고 습한 밤에만 생깁니다.
  4. 서리는 이슬이 언 것이 아니다수증기가 물을 건너뛰고 곧바로 얼음이 된 것입니다. 그 증거가 바늘과 깃털 모양입니다. 얼음 위에서 수증기의 한계가 더 낮아, 영하에서는 서리점이 이슬점보다 높습니다.
  5. 안개는 두 갈래다복사안개는 제자리에서 식어 생기므로 얕고 해가 나면 걷힙니다. 이류안개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찬 곳으로 흘러와 식는 것이라 두껍고 한낮에도 남습니다 — 봄철 서해 바다안개가 이쪽입니다.

되돌아보기 — 누르면 그 대목으로 갑니다

포화 수증기압은 마그누스 식으로 셈했고, 0도에서 6.11hPa, 20도에서 23.4hPa 가 나옵니다. 널리 실려 있는 값입니다. 이슬점과 서리점은 각각 물 위와 얼음 위의 포화로 풀었고, 영하에서 서리점이 이슬점보다 높다는 것은 적어 둔 것이 아니라 두 식에서 나오는 결과입니다. 물이 얼며 내놓는 잠열 334kJ/kg 과 물의 비열 4.18kJ/kg·K 도 실린 값입니다. 이 값들은 src/lib/dew-model.mjs 에 있고 tools/check-dew-model.mjs 가 봅니다. 맑은 밤에 풀잎이 공기보다 3~5도 더 식는다는 것과 하룻밤 식는 정도는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어림입니다. 절기 날짜는 해마다 하루쯤 움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