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reumgyeol

올해는 추웠는데 왜 더워진다고 하나

날씨와 기후를 가르는 것은 온도가 아니라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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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erature
Sky
Humid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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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온은 기후를 말해 주지 않습니다

지금 이 동네 값입니다. 기온 칸을 보세요.

이 숫자 하나로 알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오늘 뭘 입을지는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동네가 더워지고 있는지는 하나도 알 수 없습니다.

추운 겨울이 오면 이런 말을 듣습니다. "이렇게 추운데 무슨 지구온난화냐." 더운 여름에는 반대로 "역시 온난화"라고 합니다.

둘 다 틀린 말입니다. 같은 까닭으로 틀렸습니다.

왜 그런지가 이 편입니다. 그리고 답은 온도가 아니라 길이에 있습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하루치 기온으로는 기후에 대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습니다. 더운 날도 추운 날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자료를 다른 길이로 봅니다

기후는 날씨와 다른 것을 재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것을 다른 길이로 재는 것입니다.

그림을 보세요. 점 하나가 한 해의 평균기온입니다. 사방으로 튑니다. 어떤 해는 유난히 덥고 어떤 해는 유난히 춥습니다.

그 위를 지나는 굵은 선은 같은 점들을 삼십 년씩 묶어 평균낸 것입니다. 새 자료를 넣은 것이 아닙니다. 같은 점들입니다.

그런데 선은 사방으로 안 튑니다. 한쪽으로만 갑니다.

점이 날씨고 선이 기후입니다. 그리고 이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점이 튀는 폭이 선이 오르는 폭보다 훨씬 크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 편의 어려움 전부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날씨와 기후는 같은 자료입니다. 다른 것은 얼마나 길게 묶어 보느냐뿐입니다.

짧게 보면 아무 말이나 나옵니다

이제 직접 해 보세요. 손잡이는 기온이 아니라 얼마나 길게 보느냐입니다.

회색 점은 해마다의 값이고, 노란 점선은 이 줄을 지을 때 넣은 진짜 추세입니다. 우리는 답을 알고 시작합니다.

손잡이를 왼쪽 끝(열 해)에 두어 보세요.

선들이 사방으로 뻗습니다. 그리고 파란 선이 있습니다 — 식었다고 말하는 창입니다.

세어 보면 백 개 가운데 마흔 개쯤입니다. 열 해를 골라 보면 열에 넷은 "여기는 식고 있다"고 나옵니다.

자료가 틀린 것이 아닙니다. 줄을 지을 때 우리가 더워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나옵니다.

너무 짧게 봤기 때문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열 해짜리 창으로 보면 열에 넷은 식었다고 나옵니다. 자료가 아니라 창이 짧은 것입니다.

길게 잡으면 창끼리 같은 말을 합니다

이제 손잡이를 천천히 오른쪽으로 밀어 보세요.

  • 스무 해 — 파란 것이 줄어듭니다
  • 서른 해 — 열에 하나쯤만 남습니다
  • 쉰 해파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창이 같은 말을 합니다

선들이 노란 점선에 나란히 붙는 것도 보세요. 기울기의 범위가 좁아집니다.

왜 이렇게 될까요. 셈으로는 이렇습니다.

해마다의 흔들림은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기울기를 구할 때 그 흔들림이 해의 수 세제곱만큼 나뉩니다. 두 배 길게 보면 기울기의 흔들림은 여덟 분의 일의 제곱근만큼 줄어듭니다.

추세는 그대로인데 흔들림만 줄어드니, 어느 순간 추세가 흔들림을 넘어섭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기울기의 흔들림은 해의 수 세제곱으로 줄어듭니다. 그래서 길게 보면 창끼리 같은 말을 합니다.

열 해짜리 창 백 개 중 마흔 개가 "식고 있다"고 나왔습니다. 이 자료는 무엇을 말하고 있나요?

그러면 몇 해가 필요한가

여기서 두 가지 길이가 나옵니다. 헷갈리기 쉬운데 서로 다른 길이입니다.

하나 — 기준을 정하는 길이. 평년값삼십 년입니다. 세계기상기구가 정했습니다. 왜 삼십일까요. 짧으면 평균이 흔들리고 길면 옛 기후가 섞여 듭니다. 삼십이면 평균의 흔들림이 한 해 흔들림의 오분의 일쯤으로 줄어듭니다. 그리고 십 년마다 갱신하기 좋게 십의 배수입니다.

둘 — 추세를 알아보는 길이. 이쪽은 더 깁니다.

한반도가 오르는 속도는 십 년에 0.15도쯤입니다. 해마다의 흔들림은 0.6도쯤이고요. 흔들림이 추세의 네 배입니다. 그 속에서 추세가 우연이 아니라고 말하려면 모형 셈으로 마흔 해쯤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평년값 삼십 년으로는 아직 모자랍니다. 기준을 정하기에는 넉넉하지만 추세를 판정하기에는 짧습니다.

사람이 기후변화를 늦게 알아챈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자료가 없어서가 아니라 기다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기준을 정하는 삼십 년과 추세를 알아보는 마흔 해는 다른 길이입니다.

기준이 따라 올라갑니다

여기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평년값은 십 년마다 갱신합니다. 1981~2010 다음이 1991~2020이고, 그다음은 2001~2030입니다.

그림을 보세요. 창 넷이 겹쳐 있습니다. 이웃한 창은 이십 년을 함께 씁니다. 십 년치만 갈아 끼우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기준이 한 계단씩 올라갑니다. 오른쪽 세로 막대가 그 높이입니다.

얼마나 오를까요. 셈은 간단합니다 — 추세 × 옮긴 햇수입니다. 십 년에 0.15도니까 갱신 한 번에 0.15도입니다. 창이 삼십 년이든 스무 해든 상관없습니다. 옮긴 거리만이 정합니다.

그래서 "평년보다 덥다"는 말의 뜻이 십 년마다 달라집니다. 예전에 평년보다 높던 날씨가 지금은 평년 수준입니다.

기후가 움직이면 재는 자도 따라 움직입니다. 이것을 모르면 "요즘은 평년 수준이 많네"를 "안 더워지네"로 잘못 읽습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평년값 갱신 한 번에 기준이 추세 × 십 년만큼 오릅니다. 기후가 움직이면 자도 따라 움직입니다.

평년값이 1981~2010에서 1991~2020으로 바뀌었습니다. 작년과 똑같은 여름 날씨가 올해 예보에서는 어떻게 표현될까요?

사계절의 길이가 달라졌습니다

0.15도라는 숫자는 작아 보입니다. 몸으로는 못 느낍니다.

그런데 백 년을 쌓으면 이렇게 됩니다.

그림은 기상청이 발표한 사계절 날수입니다. 위가 1912~1920년, 아래가 2011~2020년입니다. 일평균기온으로 철을 가른 것입니다.

  • 여름 98일 → 118일 (스무날 길어짐)
  • 겨울 109일 → 87일 (스물이틀 짧아짐)
  • 봄 85일 → 91일, 가을 73일 → 69일

점선이 철의 경계가 옮겨 간 자리입니다. 여름의 시작이 앞당겨지고 끝이 미뤄졌습니다.

한 해는 여전히 365일이라 늘어난 날수와 줄어든 날수를 더하면 0입니다. 여름이 가져간 스무날을 다른 철이 내놓은 것입니다.

0.15도는 몸으로 못 느껴도 스무날은 느낍니다. 기후가 움직인다는 말이 사람에게 닿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지난 백 년 동안 여름이 스무날 길어지고 겨울이 스물이틀 짧아졌습니다. 한 해의 길이는 그대로입니다.

그 1.6도에 섞여 있는 것

기상청은 여섯 지점(서울·인천·대구·부산·목포·강릉)의 1912~2020년 연평균기온이 1.6도 올랐다고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쓴 숫자가 다 여기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에는 두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 지구가 더워진 몫
  • 도시가 커진 몫 — heatwave 편의 그 열섬입니다

여섯 지점이 모두 도시입니다. 백 년 전 서울과 지금 서울은 관측소 둘레가 완전히 다릅니다. 논밭이던 자리가 아스팔트와 건물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1.6도 전부가 지구온난화는 아닙니다. 기상청도 그렇게 밝혀 두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가를까요. 도시가 덜 자란 시골 관측소와 견줍니다. 두 곳의 차이가 도시가 보탠 몫입니다.

station 편에서 배운 그대로입니다 — 숫자 하나에는 어떻게 쟀는지가 같이 붙어 있어야 합니다. 백 년짜리 숫자에는 둘레가 어떻게 변했는지까지 붙어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따지고 들어가는 것이 자료를 의심하는 일이 아닙니다. 자료를 제대로 쓰는 일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도시 관측소의 백 년 기록에는 열섬이 섞여 있습니다. 시골과 견주어야 지구가 더워진 몫이 갈립니다.

예보의 갈래와 기후의 갈래

마지막으로 이상한 것 하나를 풀어야 합니다.

forecast 편에서 열흘 뒤 날씨도 못 맞힌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잘 재도 한 달 남짓에서 막힙니다. 백만 배 잘 재도 며칠이 늘 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백 년 뒤를 말할까요?

답은 다른 물음이기 때문입니다.

  • 예보 — "다음 주 화요일에 비가 오나". 지금을 아주 조금만 잘못 알아도 답이 뒤집힙니다
  • 기후 — "2100년의 여름은 평균 몇 도인가". 해마다의 흔들림은 평균이 지워 버립니다

모형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까 그 줄을 씨앗만 바꿔 여러 번 지어 보면, 해마다의 값은 전부 다른데 백 년의 기울기는 거의 같습니다.

날씨를 바꿔도 기후는 안 바뀝니다. 그래서 못 맞히는 것과 말할 수 있는 것이 갈립니다.

그림을 보세요. 둘 다 갈래인데 갈리는 까닭이 다릅니다.

  • 왼쪽 — 한 점에서 저절로 벌어집니다. 우리가 못 고칩니다
  • 오른쪽 — 갈림길이 하나 있고 거기서 길이 나뉩니다. 우리가 고릅니다

그것이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여럿인 까닭입니다. 모형이 못 정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아직 안 정했기 때문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예보의 갈래는 지금을 다 몰라서 생기고 기후의 갈래는 우리가 무엇을 할지 몰라서 생깁니다.

열흘 뒤 날씨도 못 맞히면서 백 년 뒤 기후를 말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 동네의 기록을 시작하세요

이 편에서 본 숫자들은 전부 누군가 백 년 동안 적어 둔 것에서 나왔습니다. 1912년에 서울에서 기온을 적기 시작한 사람은 2026년에 이 셈이 쓰일 줄 몰랐을 겁니다.

여러분도 그 줄에 한 칸을 보탤 수 있습니다.

무엇을 적나.

  • 날마다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매달 같은 날이면 충분합니다
  • 그날의 최고·최저 기온, 그리고 눈에 띈 것 하나
  • 철이 바뀐 날 — 첫 벚꽃, 첫 매미, 첫 서리, 첫 눈

마지막 것이 특히 값집니다. 철이 바뀌는 날은 기온보다 잘 기억됩니다이고, 사계절 길이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바로 이런 기록에서 나옵니다.

얼마나 쌓아야 하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추세를 보려면 마흔 해입니다. 이 편에서 셈한 그대로입니다.

그러니 이것은 내가 쓰려고 적는 것이 아닙니다. 측우기 편에서 본 그 일과 같습니다 — 1442년에 시작한 사람도 자기가 쓰려고 적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열 해만 쌓여도 이 동네의 여름이 언제 시작하는지는 알게 됩니다. 그것만으로도 적을 값이 있습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기후 기록은 내가 쓰려고 적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열 해면 이 동네의 철은 알게 됩니다.

오늘 하루로 무엇을 말할 수 있나

지금 이 동네 값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오늘이 유난한 날인지 화면은 모릅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런데 이 편에서는 그것이 별로 아쉽지 않습니다. 물음의 답이 어느 쪽이든 같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로 기후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나?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주 더운 날에도, 아주 추운 날에도, 유난할 것 없는 날에도 답은 같습니다. 한 해로도 못 하는데 하루로는 더욱 못 합니다. 이것이 이 편에서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입니다 — 내 쪽에 유리한 날에도 똑같이 말해야 하니까요.

대신 이렇게 하세요.

  • 오늘 기온을 평년값과 견주어 보세요. 기상청 발표에 늘 함께 나옵니다
  • 그 평년값이 어느 삼십 년인지 확인하세요. 지금은 1991~2020입니다
  • 그리고 적어 두세요. 오늘 하루는 아무 말도 못 하지만, 적어 둔 날이 쌓이면 말하기 시작합니다

한 해로는 아무 말도 못 한다는 것이 기후를 모른다는 뜻이 아닙니다. 어디를 봐야 하는지 안다는 뜻입니다.

오늘 배운 것

  1. 날씨와 기후를 가르는 것은 길이다다른 것을 재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기온을 하루로 보면 날씨이고 삼십 년으로 묶으면 기후입니다. 점이 튀는 폭이 선이 오르는 폭보다 훨씬 큰 것이 이 편의 어려움 전부입니다.
  2. 짧게 보면 아무 말이나 나온다더워지게 지어 놓은 줄에서도 열 해짜리 창은 열에 넷이 식었다고 나옵니다. 짧은 기록으로 추세를 말하는 사람은 어느 쪽을 말하든 똑같이 근거가 없습니다.
  3. 기울기는 해의 수 세제곱으로 안정된다평균의 흔들림은 해의 수 제곱근으로 줄지만 기울기는 세제곱으로 줄어듭니다. 그래서 길게 보면 창끼리 같은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4. 기준을 정하는 삼십 년과 추세를 보는 마흔 해는 다르다평년값 삼십 년은 평균의 흔들림을 한 해 흔들림의 오분의 일로 줄이는 길이입니다. 한반도의 추세가 흔들림 너머로 드러나는 데는 마흔 해쯤이 걸립니다.
  5. 기후가 움직이면 자도 따라 움직인다평년값을 십 년마다 갱신하면 기준이 추세 × 십 년만큼 오릅니다. 같은 날씨가 몇 해 뒤에는 평년 수준이 되므로, 평년보다 덥다는 말의 뜻이 십 년마다 달라집니다.
  6. 0.15도는 못 느껴도 스무날은 느낀다지난 백 년 동안 여름이 스무날 길어지고 겨울이 스물이틀 짧아졌습니다. 한 해는 여전히 365일이라 늘어난 날수와 줄어든 날수를 더하면 0입니다.
  7. 예보의 갈래는 못 고르고 기후의 갈래는 고른다예보는 지금을 다 몰라 갈리고 아무리 잘 재도 한 달 남짓에서 막힙니다. 기후 시나리오가 여럿인 것은 모형이 못 정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아직 안 정했기 때문입니다.

되돌아보기 — 누르면 그 대목으로 갑니다

한반도 여섯 지점(서울·인천·대구·부산·목포·강릉)의 1912~2020년 연평균기온 1.6도 상승과 사계절 날수는 기상청이 발표한 값이고 src/lib/climate-model.mjs 에 그대로 두었습니다. 상승률은 적어 두지 않고 그 두 숫자를 나눠서 얻으며, tools/check-climate-model.mjs 가 모형의 셈하는 자리에 상승률이 적혀 있지 않은지까지 봅니다. 사계절 날수는 검사기가 네 철의 합이 365가 되는지를 봅니다 — 옮겨 적다 틀리면 거기서 걸립니다. 해마다의 흔들림 0.6도는 어림값이라 검사기가 0.4도에서 0.9도까지 두루 넣어 답이 수십 년에 머무는지만 봅니다. 화면과 도판에 그린 백 년 기록은 관측이 아니라 그 추세와 흔들림만 가져다 지은 줄이고, probability 편의 난수를 그대로 써서 씨앗이 같으면 같은 그림이 나옵니다. 지어낸 줄에서 나온 비율이 셈한 값과 맞는지도 검사기가 봅니다. 예보의 한계는 forecast 편의 로렌츠 모형을 그대로 불러 확인합니다. 평년값 갱신 폭을 그린 도판은 한 계단이 0.15도라 세로를 크게 부풀렸습니다. 도시 관측소의 기록에 열섬이 섞여 있다는 것은 기상청도 밝혀 둔 것이고, 여기서 그 몫에 숫자를 붙이지는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