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reumgyeol

하늘은 왜 파랗고 노을은 왜 붉은가

네제곱 하나로 둘 다 풀린다 — 흩어져 나간 쪽과 남은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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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무 데나 봐도 파랗다

지금 이 동네 하늘입니다. 맑다면 고개를 들어 보세요.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해는 한 군데에 있는데 하늘은 어느 쪽을 봐도 파랗습니다. 해가 없는 쪽도, 등 뒤쪽도요.

그러니까 그 파란빛은 해에서 곧장 온 것이 아닙니다. 무언가가 해의 빛을 받아 사방으로 다시 뿌리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이 뿌릴까요. 하늘에는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데요.

공기입니다. 눈에 안 보이지만 거기 있고, 그것이 빛을 흩습니다.

이 편에서 이것 하나를 붙듭니다 — 짧은 빛일수록 더 잘 흩어진다. 그 한 줄에서 파란 하늘도, 붉은 노을도, 흰 구름도 따라 나옵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하늘의 파랑은 해에서 곧장 온 빛이 아니라 공기가 흩어 뿌린 빛입니다.

짧은 빛일수록 잘 흩어진다

공기 알갱이는 빛의 파장보다 훨씬 작습니다. 그렇게 작은 것에 빛이 부딪히면 한쪽으로 튕기는 것이 아니라 사방으로 퍼집니다.

그런데 빛깔마다 퍼지는 정도가 다릅니다. 얼마나 다를까요.

흩어지는 세기는 파장의 네제곱에 반비례합니다.

파란빛은 파장이 450나노미터, 붉은빛은 650나노미터입니다. 네제곱으로 따지면

  • 650 ÷ 450 = 1.44
  • 1.44를 네 번 곱하면 약 4.3

그러니 파란빛이 붉은빛보다 네 배 넘게 잘 흩어집니다.

그림을 보세요. 파란 화살이 붉은 화살보다 굵습니다. 이 굵기는 보기 좋으라고 정한 것이 아니라 그 네제곱 셈이 정한 것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흩어지는 세기는 파장의 네제곱에 반비례합니다. 파랑이 빨강보다 네 배 넘게.

그래서 온 하늘이 파랗다

이제 그림의 아래쪽을 보세요.

흩어진 파란빛이 사방에서 내 눈으로 들어옵니다. 왼쪽 공기에서도, 가운데에서도, 오른쪽에서도요.

그래서 해가 있는 쪽이든 없는 쪽이든 하늘 전체가 파랗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가 따라 나옵니다.

  • 우주는 왜 검은가 — 공기가 없으니 흩을 것이 없습니다. 달 표면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해가 환한데도 하늘이 새까맣습니다
  • 산 위에서 하늘이 더 짙게 파란 까닭 — 위로 올라갈수록 내 위에 남은 공기가 적어 흐릿하게 섞이는 빛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지평선 쪽 하늘은 머리 위보다 허옇습니다. 그쪽은 공기를 훨씬 길게 지나온 빛이라, 흩어진 빛이 또 흩어지기를 되풀이하며 빛깔이 섞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맑다면 머리 위와 지평선 쪽을 번갈아 보세요. 같은 하늘인데 파랑의 짙기가 다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흩어진 빛이 사방에서 오니 하늘 전체가 파랗습니다. 공기가 없으면 검습니다.

해를 내려 보세요

이제 같은 셈의 뒷면입니다.

파란빛이 흩어져 나갔다면, 남은 빛은 무슨 색일까요.

손잡이를 잡고 해를 천천히 내려 보세요. 해의 낯빛과 하늘빛이 함께 바뀝니다.

해의 빛깔은 지나고 남은 빛, 하늘의 빛깔은 그 길에서 흩어져 나간 빛입니다. 둘을 더하면 원래의 흰 햇빛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두 빛깔이 고른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화면의 색은 앞 대목의 네제곱 셈에서 그대로 나옵니다. 노을빛을 예쁘게 골라 칠했다면 그림은 똑같이 그럴듯했겠지만, 그것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아래 막대는 빛이 지나는 공기의 겹 수입니다. 해가 낮아질수록 길어집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해는 남은 빛, 하늘은 흩어진 빛. 둘은 같은 셈의 앞뒤입니다.

지평선에서는 서른여덟 겹

막대를 보세요. 손잡이를 0도까지 내리면 막대가 끝까지 찹니다.

숫자로는 이렇습니다.

  • 해가 머리 위에 있으면 빛이 공기를 한 겹 지납니다
  • 해가 30도두 겹
  • 해가 지평선에 걸리면 서른여덟 겹

그 먼 길에서 파란빛은 천분의 일도 안 남습니다. 붉은빛은 십분의 일 넘게 남습니다. 그러니 눈에 닿는 것은 거의 붉은빛뿐입니다.

왜 무한대가 아니라 서른여덟일까요. 지구가 둥글기 때문입니다. 평평한 땅이라면 지평선 쪽 길이 무한히 길어지겠지만, 실제로는 빛이 둥근 대기를 비스듬히 빠져나갑니다.

그리고 한낮에도 해는 조금 노랗습니다. 한 겹만 지나도 파란빛이 조금은 깎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흰 해는 대기 밖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지평선의 해는 공기를 서른여덟 겹 지납니다. 그래서 파란빛이 다 없어집니다.

노을이 붉은 까닭으로 옳은 것은 무엇입니까?

그런데 왜 보라색이 아닌가

따져 보면 이상한 데가 있습니다.

보랏빛은 파장이 400나노미터로 파란빛보다 더 짧습니다. 네제곱 법칙대로라면 보랏빛이 더 잘 흩어져야 합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그런데 하늘은 보라색이 아닙니다. 왜일까요.

까닭이 둘입니다.

  • 햇빛에 보랏빛이 적게 들어 있습니다. 해가 내는 빛은 빛깔마다 양이 다른데, 보랏빛은 파란빛보다 적습니다
  • 사람 눈이 보랏빛을 잘 못 느낍니다. 같은 세기로 들어와도 눈이 느끼는 밝기는 파란빛의 100분의 1 수준입니다

보랏빛은 더 많이 흩어지지만, 우리가 파란빛을 일흔 배쯤 세게 느낍니다. 그래서 파랗게 보입니다.

그림 왼쪽에서 보라 화살이 가장 굵은 것이 보이실 겁니다. 셈은 정직하게 보라를 가장 굵게 그립니다. 못 보는 것은 우리 눈 쪽 사정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보라가 더 흩어지지만 햇빛에 적고 눈이 잘 못 느낍니다. 그래서 파랗습니다.

그러면 구름은 왜 흰가

같은 하늘에 파란 곳과 흰 곳이 같이 있습니다. 같은 햇빛인데요.

차이는 흩는 알갱이의 크기입니다.

  • 공기 알갱이는 빛의 파장보다 훨씬 작습니다. 그러면 빛깔을 골라서 흩습니다 — 짧은 쪽을 세게
  • 구름 물방울은 빛의 파장보다 훨씬 큽니다. 그러면 빛깔을 안 가리고 고루 흩습니다

모든 빛깔이 고루 나오면 그것이 곧 흰색입니다. 구름이 흰 것은 물이 하얘서가 아니라 물방울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clouds 편에서 배운 것이 여기서 이어집니다. 두꺼운 구름이 잿빛인 까닭도 같은 자리입니다 — 빛깔을 안 가리고 흩는데 층이 두꺼우면 모든 빛깔이 고루 줄어듭니다. 빛깔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어두워지는 것입니다.

난층운이 잿빛인 것도, 적란운 밑이 시커먼 것도 물방울이 많아서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작으면 빛깔을 골라 흩고 크면 고루 흩습니다. 고루 흩으면 흰색입니다.

구름이 흰 까닭은 무엇입니까?

가을 하늘이 유난히 파란 까닭

한반도에서 가을 하늘이 유난히 파랗다는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앞에서 본 대로, 하늘이 맑은 파랑이 되려면 공기 알갱이만 빛을 흩어야 합니다. 그런데 공기 중에 큰 것들이 떠 있으면 그것들이 빛깔을 안 가리고 흩어서 허옇게 만듭니다. 구름이 흰 것과 같은 까닭입니다.

철마다 그 '큰 것들'의 양이 다릅니다.

  • 가을 — 대륙에서 내려온 건조하고 맑은 공기가 이동성 고기압을 타고 옵니다. 물기도 먼지도 적어 가장 짙은 파랑이 납니다
  • 황사와 미세먼지가 얹혀 하늘이 뿌옇습니다. 파란빛만 골라 흩는 것이 아니라 죄다 고루 흩어집니다
  • 여름 — 습기가 많습니다. 물방울이 자잘하게 떠 있으면 역시 허옇게 됩니다

하늘의 파랑은 오늘 공기에 무엇이 떠 있는지를 보여주는 눈금입니다.

지금 이 동네 습도를 보세요. 습도가 높은 날은 하늘이 덜 짙습니다. 같은 맑은 날이라도요.

이것만 기억하세요 하늘의 파랑은 공기에 큰 것들이 얼마나 적은지를 보여주는 눈금입니다.

오늘 하늘을 재어 보세요

지금 이 동네 값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오늘이 어떤 날인지 화면은 모릅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런데 창밖은 압니다. 한 번 보고 갈라 가세요.

하늘이 보이는 날이라면 재어 볼 수 있습니다.

  • 머리 위를 봅니다. 그리고 지평선 가까운 쪽을 봅니다. 더 짙은 쪽은 머리 위일 것입니다 — 지나온 공기가 짧기 때문입니다
  • 오늘 하늘의 파랑을 다섯 단계로 매겨 적어 두세요. 그날 습도와 미세먼지도 함께요
  • 해 질 무렵에 다시 나가 보세요. 낯빛이 노랑 → 주황 → 빨강으로 갑니다. 그 차례가 이 편에서 본 순서 그대로입니다. 해를 직접 오래 보지는 마세요

흐린 날이라면 흐린 하늘을 보세요. 이 편에서 배운 것이 그대로 쓰입니다.

  • 흐린 하늘이 잿빛인 것은 구름 물방울이 빛깔을 안 가리고 고루 흩기 때문입니다
  • 어두운 잿빛일수록 구름이 두껍습니다. 빛깔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모든 빛깔이 고루 줄어드는 것입니다

하늘빛은 그냥 예쁜 것이 아니라 읽는 것입니다.

오늘 배운 것

  1. 짧은 빛일수록 잘 흩어진다흩어지는 세기는 파장의 네제곱에 반비례합니다. 파란빛(450nm)은 붉은빛(650nm)보다 네 배 넘게 흩어집니다. 이 한 줄에서 이 편의 모든 것이 나옵니다.
  2. 하늘의 파랑과 노을의 빨강은 같은 하나다흩어져 나간 쪽을 보면 파랗고, 남은 쪽을 보면 붉습니다. 해의 낯빛과 하늘빛을 더하면 원래의 흰 햇빛입니다.
  3. 노을은 길이 길어서 생긴다머리 위의 해는 공기를 한 겹, 지평선의 해는 서른여덟 겹 지납니다. 그 길에서 파란빛은 천분의 일도 안 남고 붉은빛은 십분의 일 넘게 남습니다.
  4. 보라가 아닌 것은 우리 눈 쪽 사정이다보랏빛이 파란빛보다 더 흩어지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햇빛에 보랏빛이 적고, 사람 눈이 그것을 파란빛의 100분의 1 세기로밖에 못 느낍니다.
  5. 작으면 골라 흩고 크면 고루 흩는다공기 알갱이는 빛보다 작아 짧은 빛깔을 골라 흩고, 구름 물방울은 빛보다 커서 고루 흩습니다. 고루 흩으면 흰색이고, 층이 두꺼우면 고루 줄어 잿빛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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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리 흩뜨림의 광학 두께는 표준식으로 셈했고, 550nm 에서 나오는 0.0973은 널리 실려 있는 값입니다. 공기 겹 수는 카스텐-영 어림식으로 지평선에서 37.9가 나옵니다. 햇빛의 빛깔별 세기는 ASTM E-490 언저리의 어림값, 눈의 빛깔별 민감도는 CIE 광도 함수 값입니다. 이 값들은 src/lib/sky-model.mjs 에 있고 tools/check-sky-model.mjs 가 봅니다. 모형은 빛깔 이름을 셈해 내지 않습니다 — 그것은 원뿔세포 셋의 반응을 다 따져야 나오는 것이라, 여기서 셈하는 것은 눈이 느끼는 세기까지입니다. 도판에서 공기 알갱이와 물방울의 크기 비는 자에 안 맞습니다. 실제로는 공기 알갱이가 0.3나노미터 남짓, 구름 물방울이 1만 나노미터 안팎으로 3만 배쯤 차이가 납니다.